Seochon Brand Week - Brand Interview


차 한 잔의 여유,
그 이상의 쉼을 찾는
호전다실


박재형 대표님

호전다실의 박재형 대표는 쉼을 단순한 휴식 이상의 적극적인 과정으로 봅니다. 차 한 잔을 마시는 시간을 통해 자신만의 취향을 발견하고, 그 안에 담긴 환경과 지속 가능성까지 함께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이죠. 이러한 뜻을 담아 그는 서촌의 두 브랜드와 함께 ‘에코x차x방앗간 클래스’를 선보입니다. 차를 마시며 그 안의 다양한 가치를 함께 나누고자 한 것이죠. 일상 속 작은 실천으로 지속 가능한 쉼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박재형 대표님
박재형 대표님
Q.
호전다실의 이름에 담긴 의미가 궁금해요.

박재형 : 호전다실의 '호전'은 제 호로, 호수와 밭을 뜻해요. 차를 만드는 데 있어 물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 만큼, 이 호를 선택하게 되었죠. 이 다실이 단순히 차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서 차 문화를 알리는 곳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Q.
어떻게 서촌에 자리 잡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또 서촌이라는 장소가 호전다실의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요.

박재형 : 처음에는 차와 전시 갤러리를 함께 운영하기 위해 인사동에서 시작할 생각도 있었어요. 하지만 서촌이 차와 전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접근성이 좋고, 제 외가가 인사동에서 고가구점을 운영했던 추억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아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되었죠. 전통 한옥의 고즈넉한 분위기 또한 호전다실의 정체성과 잘 맞아떨어졌어요. 서촌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지역이라 차 문화를 소개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예요. 특히 청와대 인근이라 개발 제한으로 변화가 적기 때문에 고유한 지역 정체성을 잘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저는 서촌의 이 고유한 지역성을 호전다실의 브랜드에 녹여내고 싶었어요. 앞으로도 수십 년간 서촌의 정신을 담아내는 공간으로 이어가길 바라요.


Q.
호전다실에서는 다양한 차 시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일일 티 클래스, 자사호 클래스, 일본차 클래스, 바텐더를 위한 티 클래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흥미롭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전하고자 하시는 가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박재형 : 차는 단순한 음료를 넘어, 개인의 고유한 취향을 탐구하는 도구라고 생각해요. 저희 호전다실에서는 다양한 차를 소개해 손님들이 각자의 차 취향을 발견하도록 돕고 있어요. 차를 마실 때 그 차의 생산지와 재배 방식, 그리고 그 과정에 담긴 이야기를 함께 나누면서 개인의 취향을 형성해나가죠. 차를 통해 자신만의 취향을 찾는 것은 일상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발견하는 과정과도 비슷하답니다. 그래서 저희는 단순히 차의 맛뿐만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문화와 환경에 대한 이야기까지 함께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려 하고 있어요.


Q.
 ‘에코x차x방앗간 클래스’는 호전다실, 환경운동연합의 플라스틱 방앗간, 에코생협이 함께 운영하는 프로그램이죠.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이 진행되나요?

박재형 : ‘에코x차x방앗간 클래스’에서 호전다실은 차의 다양한 종류를 경험하고, 차를 마신 후 남는 찻잎인 엽저를 재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어요. 환경운동연합과 에코생협은 비건 샌드위치 만들기와 플라스틱 사출 체험 같은 환경 친화적인 활동을 제공하고요. 이번 클래스는 단순히 차를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차 생산지와 환경 문제를 함께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 거예요. 특히 엽저의 친환경적인 활용 방법을 알게 되실텐데요. 많은 분들이 엽저를 쉽게 버리지만 이 찻잎은 냉장고 탈취제, 화분 비료, 눈 피로 완화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거든요. 이런 작은 시도가 차 문화를 더 풍부하게 하고, 차와 환경이 밀접하게 연결된 음료임을 느끼게 할 거예요.


Q.
차 문화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겠네요. 차의 생산지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와 공정무역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박재형 : 차의 주요 생산지는 대부분 제3세계 국가에 위치해 있어요. 이곳에서는 하천 오염과 농약 과다 사용 같은 환경 문제가 심각하죠. 이런 상황을 직접 보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됐어요. 차 산업은 제국주의와 식민지의 유산을 안고 있어 공정무역이 어려워요. 대형 제국들이 오랫동안 땅을 독점해 차나무를 재배해 왔기 때문에, 현지 농민들이 자립할 기회가 부족해졌죠. 그래서 차 산업에서 공정무역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요. 저는 유기농 재배와 친환경적인 차 생산 및 소비를 지향하며, 소비자들과 함께 이런 문제들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고 싶어요.


Q.
차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친환경 포장에도 많은 고민이 있으시겠어요.

박재형 : 맞아요. 사실 포장을 친환경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아름답게 만들기란 쉽지 않아요. 예쁘고 화려한 포장일수록 환경에 부담이 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희는 비닐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틴케이스를 주로 사용해요. 틴케이스는 내구성이 좋고 오랫동안 쓸 수 있어 지속 가능한 소비를 실천하는 데 유리해요. 앞으로는 리필팩을 출시해 기존 틴케이스를 계속 재사용할 수 있게 하고, 포장재 낭비를 줄이는 다양한 방법도 고민 중이에요. 차 분야에서도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합니다. 차 분야에서도 지속 가능한 소비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으면 해요.


박재형 대표님
박재형 대표님
Q.
많은 분들이 번아웃이 올 때 차를 마시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곤 하는데요. 차를 가까이하는 대표님께서는 평소 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박재형 : 쉼은 단순히 멈춰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취향을 찾고 삶의 의미를 탐색하는 적극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프로젝트도 이러한 적극적인 쉼을 제공하려고 했고요. 수동적인 쉼은 그저 조용히 멈추는 것을 의미할 수 있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의 쉼은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완성되는 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 역시 이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분들과 소통하며 신선한 자극을 받고 새로운 힘을 얻는 쉼이 될 것 같아요.

인터뷰 제작 | 로컬루트 @localroot.co
(글 : 박현아 / 사진 : 마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