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chon Brand Week - Brand Interview


계절의 변화를 기억하는
다정한 미식 여행,
오카즈


이혜지 대표님

여러분은 누군가의 다정함이나 환대를 느낀 순간을 기억하나요? 소소한 배려가 쌓여 마음에 따뜻하게 남은 경험은 무심코 그 공간을 다시 찾게 만들죠. 오카즈는 바로 그런 다정함을 요리로 전하는 가게예요. 오카즈의 이혜지 대표는 손님 한 명 한 명의 취향을 세심하게 기록하고 기억합니다. 매번 다른 메뉴와 대화로 따뜻함 경험을 전해주죠. 더 나아가 오카즈는 제철 재료를 활용해 계절마다 새로운 요리를 선보이며 손님들에게 그 계절을 기억하게 해줍니다. 이렇게 쌓인 다정함은 손님들이 다시 오카즈를 찾게 만드는 힘이 되어 주죠.

이혜지 대표님
이혜지 대표님
Q.
오카즈에 대한 소개와 이름의 의미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이혜지 : 오카즈는 일본어로 반찬을 의미해요. 일본에는 오카즈, 오반자이, 오소자이 등 반찬을 뜻하는 다양한 단어가 있는데, 저는 특히 오카즈라는 단어가 예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그리고 제가 예전에 오픈북이라는 가게를 창업했었는데, 두 가게 이름이 세 글자로 맞아떨어진다는 점도 재미있었어요. 오카즈는 일본 가정식 반찬을 중심으로 그에 어울리는 술과 안주를 제공해요. 전통적인 가정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손님들이 반찬처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맛있는 한 끼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Q.
오카즈만의 일식만은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요?

이혜지 : 저희 요리는 전통적인 가이세키처럼 정교하고 아름다운 스타일과는 조금 달라요. 오카즈의 요리는 조금 더 다정하고 손이 쉽게 닿을 수 있는, 친근한 스타일이에요. 또 손님이 방문하실 때마다 메뉴를 다양하게 바꿔드리려고 하고요. 첫 방문과 두 번째, 그리고 50번째 방문 때 먹는 요리가 모두 다르게 구성을 해서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드리는 거죠. 이렇게 다양한 반찬을 일본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오카즈만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해요.


Q.
오카즈는 대화와 요리로 고객에게 맞는 다정함을 전하는 곳이네요. 한 사람에게 맞는 다정함을 전하기 위해서 수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이혜지 : 맞아요. 다정함을 제공하려면 손님들의 취향을 세심하게 기록해야 해요. 매번 오실 때마다 그분이 좋아하는 음식과 술을 기록해두고, 다음 방문 때 겹치지 않도록 메뉴를 준비해요. 이런 기록이 쌓이면 손님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결국 그게 다정함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해요. 손님과의 관계는 단순한 거래가 아니라 애정 어린 기록과 배려로 만들어지는 거니까요.


Q.
제철 재료에 집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혜지 : 제철 재료는 맛과 영양이 가장 풍부하고, 신선한 상태로 요리를 만들 수 있어요. 가정식은 매일 바뀌는 재료로 요리하니까 계절의 변화를 그대로 느끼게 해주죠. 가격도 합리적이라 손님들께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고요. 특히 매년 찾아오는 손님들이 가을 토란 요리를 즐기면서 그해의 기억을 오카즈에서 쌓아가는 걸 보면 참 보람을 느껴요. 제철 재료는 단순히 맛뿐 아니라, 그 계절의 추억까지 함께 만들어주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Q.
이번 ‘서촌, 미식생활’에서 준비한 요리는 무엇인가요?

이혜지 : 이번에 준비한 요리는 '보늬밤'이라는 일본식 밤조림을 기반으로 한 디저트예요. 딱딱한 껍질을 벗긴 후 천천히 졸여 부드럽게 만든 보늬밤에 술의 풍미를 더해 '어른의 디저트'로 풀어낼 예정이에요. 술을 따로 마시지 않아도, 보늬밤을 한 입 먹으면 술을 마신 듯한 기분과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함께 협업 중인 오픈북에서는 보늬밤을 활용한 파운드 케이크와 바스크 치즈 케이크를 선보일 예정이라, 서로 조화를 이룬 독특한 디저트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Q.
오카즈에서 손님들에게 제공하고 싶은 미식 경험과 가게 운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무엇인가요?

이혜지 : 저희 가게는 손님 맞춤식으로 운영되는 게 큰 특징이에요. 단골 손님들이 많다 보니 각자의 취향에 맞춰 대화를 나누고, 그에 맞는 요리를 제공하려고 해요. 술에 관심이 많은 손님에게는 제가 다녀온 양조장 이야기나 술의 원산지, 제조 과정을 설명해 드리고, 음식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게는 재료나 레시피에 대해 상세히 이야기해 드리죠. 이렇게 손님이 원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게 저희 가게만의 다정한 환대 방식인 것 같아요. 이때 중요한 건 단순한 대화나 음식 제공을 넘어, 손님이 원하는 바를 세심하게 파악하는 거예요. 조용한 시간을 원하는 분도 있고, 더 많은 소통을 원하는 분도 있죠. 그 기대에 맞춰 손님들이 편안함을 느끼고 다시 오고 싶어지도록 배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혜지 대표님
이혜지 대표님
Q.
대표님께서는 음식을 준비하거나 드실 때 언제 가장 온전한 쉼을 느끼시나요?

이혜지 : 저는 요리할 때와 먹을 때 모두 '쉼'을 느끼는데요. 요리를 처음 좋아하게 된 이유는 어릴 때 여러 가지 고민이 많았을 때였어요. 그 고민 속에서 요리를 하면 집중하게 되고, 머릿속이 정리되면서 자연스럽게 마음이 비워지는 걸 경험했어요. 대량으로 카레를 만든다거나 반복적인 작업을 하면서 요리에만 몰두하면 마치 명상을 하는 듯한 상태에 빠지게 되더라고요. 그때 느껴지는 마음의 평온함이 너무 좋았죠. 먹을 때도 비슷해요. 제가 진짜 먹고 싶은 음식을 만들어 먹을 때는 그 자체가 쉼이에요. 맥도날드처럼 간단한 음식도 온전히 먹는 그 순간은 저에게 쉼이 돼요. 그래서 요리하고 먹는 시간은 언제나 저에게 중요한 쉼의 순간인 것 같아요.


Q.
오카즈는 그동안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셨는데요. 협업을 진행하며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이혜지 : 혼자 요리할 때는 온전히 제 방식으로만 할 수 있지만, 협업을 하게 되면 서로의 아이디어가 섞이면서 새로운 시너지가 나와요. 제약도 생기지만 그 안에서 양보하고 조율하는 과정에서 제 상상 밖의 아이디어가 나올 때가 많아요. 협업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저에게는 더 큰 도전이자 재미로 느껴져요. 도파민이 분출된다고 해야 할까요? 이번 협업도 그런 점에서 굉장히 기대가 돼요.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면서 더 넓고 깊은 요리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인터뷰 제작 | 로컬루트 @localroot.co
(글 : 박현아 / 사진 : 마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