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chon Brand Week - Brand Interview


서촌의 따뜻한 정서를
한 보따리에 담다,
책방79-1


최영주 대표님

자하문로11길 21-3
책방 79-1

여러분은 할머니네 집에서 느꼈던 편안함이 그리운 순간이 있나요? 할머니네 집은 삶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고 마음의 쉼을 얻는 곳이죠. 어릴적 느꼈던 할머니의 따뜻한 정서와 안정감은 어른이 된 우리 삶에 큰 영양분이 되고 균형을 잡아주는 중요한 자산이 되는 듯 합니다. 이 정서는 서촌의 정서와도 닮아있어요. 서촌은 그저 멋진 브랜드가 가득한 동네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따뜻한 감성과 교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이죠. '서촌, 한 보따리'는 이러한 서촌의 정서를 담아내기 위해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할머니네 집에서 느꼈던 따뜻함과 위안을 서촌의 15개 브랜드들이 한 보따리에 담아 전달하려고 해요. 서촌의 브랜드들이 어떻게 서촌의 정서를 차곡차곡 담아가고 있는지 그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최영주 대표님
최영주 대표님
Q.
‘서촌, 한 보따리’는 무려 15개의 서촌 브랜드들이 협업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이 브랜드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기준으로 협업 제안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최영주 : ‘서촌, 한 보따리’는 문구점, 음식점, 카페, 책방, 꽃가게, 리빙숍 등 다양한 서촌 상점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에요. 두 곳 이상의 상점에서 5만 원 이상 구매한 후, 책방 79-1에서 영수증을 보여주시면 ‘서촌, 한 보따리’를 선물로 드릴 예정이에요. 이 보따리에는 ‘할머니의 집’을 테마로 한 다양한 아이템이 담겨 있죠. 협업 제안을 드릴 때 몇 가지 기준을 세웠어요. 첫째로 서촌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상점이어야 했어요. 둘째는 상대적으로 유동인구가 적은 곳을 우선적으로 선택했고요. 이 프로그램은 서촌의 중심 상권을 연결하는 동선에 있는 상점들을 중심으로 기획되었어요. 방문객들이 동선이 단절되지 않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상점들을 배치하려 했죠. 또 가능하면 1년 이상 운영된 상점, 오래되었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곳을 선정했어요.


Q.
'서촌, 한 보따리'의 테마를 ‘할머니의 집’으로 정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영주 : '할머니의 집'이라는 주제는 서촌의 따뜻함과 정서를 잘 표현할 수 있는 테마라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할머니 집을 떠올리면 일상의 고단함에서 벗어나 편안함과 그리움을 느끼잖아요. 서촌도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해서 이 테마를 선택했어요. 할머니 집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정서와 위안을 서촌의 상점들과 함께 담아내고 싶었어요. 이를 위해 서촌의 여러 상점에 제안을 드렸고 서촌의 정서와 위안을 '한 보따리'라는 구성으로 전달하려고 했어요. 서촌의 감성과 의미를 담아낸 아이템들을 통해 방문객들이 서촌의 매력을 다시 한번 느꼈으면 좋겠어요.


Q.
‘서촌, 한 보따리’에 담긴 아이템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최영주 : 보따리에는 네 가지 아이템이 담겨 있어요. 첫 번째는 지은그릇의 '인왕산 호랑이' 마그넷인데요. 이는 서촌의 자연을 상징하는 아이템이에요. 두 번째는 카페 에코레의 국산 밤 스프레드로, 서촌의 가을과 전통적인 맛을 담고 있죠. 세 번째는 평화제과의 양과자인데, 서촌의 따뜻한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전통 간식이에요. 마지막으로 심윤경 작가의 책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는 실제 서촌에서 살아온 작가의 경험을 담고 있어요. 서촌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중요한 작품이죠. 각각의 아이템은 서촌의 자연, 전통, 정서를 상징하고 있어요. 이 보따리가 서촌의 매력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해요.


이지은(지은그릇) 대표님
이지은(지은그릇) 대표님
Q.
서촌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신데, 이곳에서 생활하며 느낀 서촌의 특별한 정서는 무엇인가요?

이지은(지은그릇) : 저는 어릴 때부터 서촌에서 자라면서 이곳의 변화를 지켜봤어요. 서촌은 마치 시골 마을 같은 따뜻한 동네이면서도 조금만 나가면 활기찬 저잣거리가 펼쳐지는 독특한 곳이에요. 신도시나 아파트 단지처럼 획일적인 공간이 아니죠. 서촌에서는 동네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며 일상을 보내게 돼요. 집까지 10분 거리를 가는 동안에도 이웃들과 인사를 나누느라 시간이 길어지곤 해요. 이런 인간적인 교감과 따뜻한 일상이 서촌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네 문구점인 옥인문구처럼 작은 상점들이 사라지지 않고 오래 남아 있기를 바라요. 이런 공간들이 서촌의 정서를 지키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Q.
서촌이 지닌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최영주 : 서촌은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동네예요. 대가족과 1인 가구, 오래된 가게와 새로운 가게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죠. 여러 층위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서촌의 큰 특징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서촌은 서울 속의 빈틈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심윤경 작가님이 ‘아이는 부모의 빈틈에서 자란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서촌도 같다고 생각해요. 기능적인 부분만 가능하도록 모든 곳이 빽빽하게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공간적으로도 숨 쉴 여지를 남겨두었으면 해요. 인왕산과 같은 자연 풍경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여유 있는 공간에서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여지요. 그런 빈틈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지고, 그 다양성에서 서촌의 매력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Q.
서촌의 정서를 지키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영주 : 서촌에는 다양한 세대와 라이프스타일이 공존해요. 다양한 아름다움이 있는 만큼 각자의 다른 우선순위로 인해 갈등도 생겨나죠. 주차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어요. 저는 이렇게 하나의 목적으로만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갈등이 존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다양성에서 서촌의 매력이 생기는 것이고요. 그런데 상권 중심의 공적 자금이 들어오면, 서촌은 상업적 공간으로만 변할 위험이 있어요. 그 과정에서 거주민들이 밀려나고 서촌의 고유한 정서가 사라질 수도 있죠. 그래서 이번 프로젝트는 서촌의 정서를 지키고 상업성과 거주민 간의 균형을 맞추는 데 중점을 두고 기획했어요. 서촌의 매력은 이러한 균형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서촌 브랜드 위크를 통해 서촌의 상점들이 어떤 관계로 발전하길 바라시나요?

최영주 : 서촌의 상점들이 경쟁하기보다는 서로 협력하며 상생할 수 있는 기회를 찾기를 바랐어요. 책방의 가장 큰 경쟁자는 동네의 작은 책방이 아니라 온라인 서점이잖아요. 같은 업종끼리 경쟁하는 것보다는 서로의 고객을 추천하고 협력하는 것이 필요해요. 이런 상점들이 함께 협력하면 서촌 자체의 매력도 더 커지고 방문객들도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죠. 각 상점이 서로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서촌이라는 큰 틀 안에서 함께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어요.

인터뷰 제작 | 로컬루트 @localroot.co
(글 : 박현아 / 사진 : 마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