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chon Brand Week - Brand Interview


서촌 거리를 달리며
수집하는 나만의 이야기,
크레페 보이


홍예일 대표님

사랑에 빠지면 궁금한 것들이 많아집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첩을 보며 그 사람의 삶을 엿보듯, 우리는 도시의 모습을 보며 그곳의 이야기를 읽어내죠. 오늘은 서촌의 매력에 푹 빠져 그곳의 이야기를 사진과 물건으로 담아내는 특별한 사람을 만나보려 합니다. 크레페보이 홍예일 대표는 ‘서촌을 수집하다’라는 러닝 프로그램을 통해 서촌 거리를 달리며 서촌을 사진과 물건으로 기록하는 특별한 경험을 만들고 있습니다. 보폭 넓은 발걸음으로 사랑하는 것에 가닿고, 또 잠시 멈춰서 그 모습을 마음에 담아보는 건 어떨까요? 예일 님을 따라 달리고 멈춰 서다 보면 분명 서촌을 더 사랑하게 될 거예요.

홍예일 대표님
홍예일 대표님
Q.
프로그램명을 ‘서촌을 수집하다’로 
짓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홍예일 : 기획할 때 취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요. 이번 프로그램도 서촌을 어떻게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서촌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를 수집하는 방식을 떠올렸어요. 서촌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흔히 가는 유명한 장소뿐만 아니라 조금 더 숨겨진 매력적인 공간들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죠. 저희 카페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에도 디자이너분들이 수집한 소품을 바탕으로 제작한 것들이 있거든요. 이런 수집의 개념을 서촌에 적용해 보고 싶었어요. 서촌에 있는 숨겨진 공간들을 수집하듯 탐험하고 체험하게 만드는 게 이번 기획의 핵심이에요.


Q.
이번 프로그램에 온유어마크, 사사사가 브랜드가 함께 참여하죠. 이 브랜드들과 어떻게 인연이 닿아 협업하게 되었고 각자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시는지 궁금해요.

홍예일 : 사사사가는 저희 카페 바로 옆에 위치한 디자인 스튜디오예요. 자연스럽게 자주 만나면서 디자인과 건축에 대한 공통 관심사로 대화를 나누다 보니 협업의 기회가 생겼어요. 온유어마크는 런닝 모임 워크숍에서 알게 되었고 프로그램의 취지가 잘 맞아 함께하게 되었죠. 각자 전문성을 살려 협력하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뜻을 모으게 됐어요. 저는 이번 프로그램의 기획과 제품 생산, 온유어마크는 런닝 프로그램 운영, 사사사가는 디자인을 맡고 있어요. 특히 사사사가는 서촌을 상징하는 다양한 이미지를 활용해 티셔츠나 에코백 같은 굿즈를 디자인하고 있고요. 각 브랜드가 자신 있는 분야를 담당하다 보니 프로그램이 더 탄탄하게 구성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서촌을 달리는 런닝 프로그램이 
주요 콘텐츠 중 하나인데요, 서촌을 즐기는 방법으로 런닝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홍예일 : 단순히 런닝만 하는 것보다는 서촌의 주요 장소를 돌아다니며 그곳의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이 더 의미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경복궁을 지나가면서 그곳의 역사를 나누고 또 통인시장을 지나면서 그 시장의 스토리를 함께 나누는 식으로요. 런닝을 하며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공간 앞에서 멈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참여자들이 그 공간에 대한 애정이 생기지 않을까 싶었어요. 단순한 운동이 아닌 서촌의 역사를 직접 체험하며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경험하는 거죠. 또 런닝 중간중간에 사진을 찍고 굿즈를 받는 시간을 마련해서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도 그 기억을 되새길 수 있게 하려고 해요. 사진과 선물이 함께 어우러지면 그 공간이 더 깊이 각인될 거라고 생각해요.


Q.
런닝을 하면서 사진과 굿즈로 서촌의 이미지를 수집하는 경험이 특별하게 다가갈 것 같아요. 이런 활동을 기획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홍예일 : 참가자들에게 서촌을 더 개인적인 경험으로 남기기 위해 기획했어요. 저도 여행을 다녀오면 찍은 사진을 다시 보면서 그때의 추억을 떠올리곤 하는데요. 그런 방식으로 서촌에서 찍은 사진들이 나중에 참가자들에게 서촌의 기억을 되새기게 해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굿즈를 디자인 할 때 서촌의 주요 랜드마크인 경복궁, 인왕산, 통인시장 같은 장소들을 활용해서 참가자들이 서촌의 상징 요소를 하나씩 수집할 수 있도록 했답니다. 참가자들이 서촌의 다양한 이미지를 수집하면서 서촌에 대한 기억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Q.
서촌에서 일하시면서 느낀 점이나 
서촌만의 특별한 정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홍예일 :  서촌에서 일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서로 도와주고 반기는 문화가 있다는 거예요. 처음 서촌에 왔을 때 서촌 사람들끼리 소통하는 단톡방에 초대받았는데요. 가게를 열면 먼저 찾아와 주시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나눔을 주고받는 문화가 있더라고요. 서로 소소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었고 그런 환대 속에서 저도 서촌의 일부가 된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서촌을 조금 더 깊이 바라볼 수록 서촌만의 특별한 정서를 알게 되는 것 같아요.


Q.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방문객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고 돌아가길 바라시나요?

홍예일 : 서촌을 방문하는 분들이 유명한 카페나 식당만 가기보다는 서촌의 깊이 있는 매력을 경험하고 돌아가셨으면 해요. 서촌은 도심 한복판에 있지만 그 속에 숨겨진 고요함과 따뜻한 정서가 있는 곳이에요. 런닝을 하면서 서촌의 여러 공간을 경험하면 자연스럽게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정서를 느끼게 될 것 같아요.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갈 때 서촌이 단순한 핫플레이스가 아니라 자신만의 특별한 추억이 담긴 장소로 남길 바라요. 제가 서촌에 와서 경험한 것처럼요.

인터뷰 제작 | 로컬루트 @localroot.co
(글 : 박현아 / 사진 : 마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