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chon Brand Week - Brand Interview


서촌의 옛 물길 따라
시간을 걷는
오이하우스


박혜영 대표님

쉼 브랜드 투어
옥류동 물과 쉼 투어

오이하우스 

수성동 계곡에서 옥인연립을 지나 구불구불한 골목을 걷다 보면 1600년대의 서촌으로 이어주는 문이 있습니다. 그 문은 바로 ‘옥류동’(玉流洞)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큰 바위인데요. 이 바위가 위치한 옥인동은 1914년 일제가 ‘옥류동’과 ‘인왕동’을 합쳐 만든 지명이랍니다. 옥빛의 맑은 물이 흐르는 골짜기를 뜻하는 옥류동은 이 바위 위에만 남아있죠. 오이하우스 대표 박혜영 님은 이 바위를 시작으로 서촌의 1900년대와 2024년을 오가며 옛 옥류동을 깊이 탐구합니다. 서촌의 옛 물길을 따라 역사와 문화, 그리고 현대 브랜드까지. 혜영 님과 함께 자신만의 서촌을 발견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박혜영 대표님
박혜영 대표님
Q.
'옥류동, 물과 쉼 투어'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박혜영 : 이 투어는 서촌의 물길을 따라 걸으며 쉼을 얻고 서촌의 역사·문화를 경험하는 프로그램이에요. 오래전부터 물길은 상권이 형성되는 중요한 요소인데요. 옥류동천 길과 수성동 계곡 라인의 옛 물길을 따라가는 동안 휴식 공간으로서 여러 스몰 브랜드를 소개할 예정이에요. 물과 관련된 서촌의 오래된 브랜드, 새로 생겨난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 들으면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거예요. 이처럼 서촌의 물과 쉼을 하나로 엮어내는 것이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이었어요. 투어 참가자들이 서촌의 자연경관과 브랜드들이 가진 고유한 매력을 함께 느끼셨으면 해요.


Q.
옛 물길을 따라 서촌의 과거와 현대를 
모두 경험할 수 있겠네요. 더불어 서촌 스몰 브랜드의 이야기를 깊이 탐구할 수 있는 기회인 듯 해요.

박혜영 : ‘옥류동, 물과 쉼 투어’의 또 다른 핵심은 이야기예요. 여러 공공기관이 국가유산을 관리하고 보호하고 있는데요. 반면에 스몰 브랜드들이 성장하고 사라지는 과정을 기록하고 유지하는 주체는 거의 없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대부분의 스몰 브랜드는 개별적으로 자신만의 사적 기록을 남길 뿐이지 체계적으로 정리된 자료가 부족해요. 그래서 저는 단순한 상권 분석이나 경제적 관점에서만 보지 않고 문화적, 사회적 관점에서 스몰 브랜드들의 역사를 기록하고 생명력 있는 콘텐츠로 남기고 싶다고 생각해 왔어요. 민간 주도로 이러한 도시 브랜드를 관리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제 목표였고 그 일환으로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 거죠. 저는 서촌의 자산이 되는 여러 브랜드를 이야기로서 개발하고 확산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Q.
기억에 남는 서촌 주민들과의 
에피소드가 있나요?

박혜영 : 서촌으로 처음 이사 왔을 때 동네 어르신들이 저를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던 기억이 나요. 골목길에서 저를 붙잡고 서촌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천천히, 힘차게 잘 해내라”고 격려해 주셨죠. 어르신들은 서촌의 오랜 역사를 몸소 겪어오신 분들이라 이곳이 지닌 평온함과 고요함을 지켜가길 원하셨어요. 이 지역에는 예전의 정서가 담긴 이야기들이 많아요. 비가 오면 부침개를 나누던 정서 같은 것들이요. 그분들의 바람은 서촌이 너무 상업화되거나 시끄러운 곳이 되지 않고 고요한 정서를 유지하면서 성장하는 것이었어요. 그 말씀이 제게 깊은 울림을 주었고 앞으로도 그 뜻을 잊지 않으려 해요.


Q.
서촌의 스몰 브랜드가 서촌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요? 또 스몰 브랜드가 이번 투어에서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 말씀해 주세요.

박혜영 : 서촌의 스몰 브랜드들은 서촌의 역사와 정체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요소예요. 서촌의 수많은 스몰 브랜드는 이미 고유의 멋과 개성을 갖고 오래도록 자리를 지켜왔죠. 제가 바라는 건 브랜드들이 지금처럼 각자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조금 더 외부와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는 점이에요. 이번 브랜드 위크를 통해 앞으로도 서촌만의 정서와 문화를 유지하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해요. 특히 이번 행사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고 서로의 강점을 살린 교육 프로그램 같은 것을 구상할 수도 있었어요. 이런 식으로 다양한 브랜드들이 서로 협업하면서 서촌 내에서 새로운 시너지가 발현된 것이 이번 행사의 성과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서촌의 스몰 브랜드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기여하는 것이 이 투어의 목표예요.


박혜영 대표님
박혜영 대표님
Q.
이번 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신 것은 무엇인가요?

박혜영 : 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감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이 사실을 실감하게 됐죠. 서로가 서로에게 이타적으로 행동하고 지렛대처럼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한 듯 해요. 이번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이타심과 균형을 통한 협업의 의미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협업은 어렵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니까요.


Q.
‘옥류동, 물과 쉼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박혜영 : '옥류동, 물과 쉼 투어'는 서촌의 물길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서촌의 정서와 역사를 느낄 수 있도록 기획한 프로그램이에요. 서촌이 지닌 자연과 그곳에서 주는 쉼의 가치를 체험하면서 이곳에서 단순히 관광이 아닌 마음의 여유를 찾으셨으면 해요. 각자의 속도에 맞춰 서촌을 걷고 물길을 따라 쉼을 즐기면서 그 속에서 자신만의 서촌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에요. 서촌은 그저 볼거리만 있는 곳이 아니라 오랫동안 쌓여온 시간과 자연, 사람의 이야기가 어우러진 공간이잖아요. 이 투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서촌만의 고요한 평온함과 그 안에 담긴 깊은 이야기를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제작 | 로컬루트 @localroot.co
(글 : 박현아 / 사진 : 마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