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chon Brand Week - Brand Interview


서촌의 골목을 잇는
가죽 공방,
스타일리스트 제비


박준범 대표님

필운대로53
스타일리스트 제비

'스타일리스트 제비'의 대표 박준범 님은 서촌을 상징하는 책갈피와 마그넷을 만듭니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개인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서촌이라는 큰 공간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자신을 보여주고 있죠. 책의 페이지를 이어주는 책갈피처럼 또 소중한 기억을 붙잡아주는 마그넷처럼, 그의 작품들은 서촌의 작은 가게들을 잇고 가치를 놓치지 않도록 단단히 붙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여러분은 삶에서 소중한 것들을 어떻게 잇고, 또 붙잡아 두고 싶으신가요?

박준범 대표님
박준범 대표님
Q.
스타일리스트 제비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박준범 : 스타일리스트 제비는 가죽 공방이에요. '스타일리스트'라는 이름은 제가 만드는 가죽 제품들이 단순한 공예품을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서 스타일을 제안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제비'는 제 이니셜이기도 하고, 한국적 상징으로 복을 가져다준다는 의미도 있죠. 그래서 제가 만든 가죽 제품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복을 받길 바라는 마음으로 '스타일리스트 제비'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어요. 저는 단순히 가죽 제품을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작가로서 작품 활동도 함께하고 있어요. 특히 한국적인 요소를 반영한 작업을 많이 하고 있죠. 전통적인 가치와 현대적인 실용성을 함께 아우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전통적인 가치와 현대적인 실용성을 
함께 아우른다는 면에서 서촌과 닮은 듯 해요. 긴 시간 동안 가죽 공예를 해오면서 전통과 오늘날의 것에 대해 깊이 고민하셨을 것 같아요.

박준범 : 제가 가죽 공예를 시작하면서 느낀 점은 외국에서는 각자의 스타일과 전통을 발전시켜나가는 데 반해, 우리나라에는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어요. K-컬처나 K-팝처럼 한국의 문화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가죽 공예에서는 우리만의 전통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킨 예가 드물었죠. 예를 들어, 일본에는 '쉐리돈 카빙' 같은 독특한 가죽 조각 기술이 있는데 일본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에요. 그들 역시 자신들의 문화를 발전시켜왔죠. 우리도 가죽 공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한국만의 가죽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Q.
‘서촌 어워드 굿즈’ 프로젝트는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나요?

박준범 :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물건을 만들어 파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서촌을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서 기획했어요. 서촌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이곳을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그리고 제가 서촌이라는 공간 안에서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죠. 서촌은 골목마다 다양한 매력이 숨어 있는 곳이에요. 저는 서촌에 오는 분들이 그 골목 곳곳을 돌아보며 숨겨진 매력을 발견할 수 있게 돕고 싶었어요.


Q.
서촌의 유명한 스팟뿐만 아니라 
골목 
구석구석에 있는 브랜드도 널리 알리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박준범 : 서촌은 골목마다 작은 가게들이 아기자기하게 자리 잡고 있는 동네예요. 서촌의 매력은 단순히 유명한 명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골목 사이사이에 숨겨진 공간들에도 있어요. 방문객들이 그런 곳들을 찾아다니며 서촌의 다양한 매력을 느끼길 바랐어요. 그래서 이번 굿즈 프로젝트를 통해 서촌을 좀 더 깊이 체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굿즈가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서 서촌에서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상징적인 물건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Q.
이번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가치는 무엇인가요?

박준범 :  '추억'과 '재방문'이에요. 단순히 굿즈를 얻는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서촌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바탕으로 다시 방문하고 싶도록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어요. 예를 들어, 책갈피나 냉장고 자석 같은 굿즈는 서촌의 정서를 담은 작은 상징물이 될 수 있어요. 방문객들이 일상 속에서 이 아이템을 보면서 서촌에서의 경험을 떠올리고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Q.
서촌을 찾는 분들이 ‘서촌 어워드 굿즈’를 통해 어떤 경험을 하길 바라시나요?

박준범 : 저는 서촌을 찾는 분들이 각기 다른 경험을 하길 바라요. 나이 드신 분들은 어린 시절의 추억과 향수를 느끼고, 젊은 분들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겠죠. 서촌은 서울 한복판에 있지만 도심과는 다른 서정적인 분위기가 있어요. 골목길 사이에 숨겨진 가게들을 찾아다니며 도시에 지친 사람들이 서촌만의 독특한 매력을 발견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길 바랐어요. 그런 경험들이 서촌에 대한 특별한 기억으로 남길 기대해요.


박준범 대표님
박준범 대표님
Q.
어린 시절부터 40여 년간 서촌에서 생활해 오셨다고 들었어요. 서촌에서 어떻게 일과 휴식의 균형을 유지하고 계신지 궁금해요.

박준범 : 서촌에서 생활하는 것 자체가 일과 삶이 공존하는 형태예요. 이곳에서 일하고 살아가는 두 가지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상태죠. 서촌의 자연 환경과 서정적인 분위기가 저에게 큰 안식을 주는 것 같아요. 창문을 통해 밖을 바라보며 이 고요한 공간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기도 하고요. 삶과 직업이 하나로 이어지는 이 공간이 저에게는 특별한 안식처예요.


Q.
서촌에서의 삶과 일에서 준범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무엇인가요?

박준범 : 저는 어린 시절부터 서촌에서 자라면서 인왕산에서 가재를 잡고, 바위에 올라가며 자연과 함께 놀았던 기억이 많아요. 서촌은 변하는 것 같지만 본질적으로는 변하지 않는 동네예요. 이곳에서 예술과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이 오랫동안 살아왔고 그 정서와 문화를 지켜온 사람들이 많아요. 저 역시 그런 서촌의 문화와 정서를 지켜가고 싶어요. 가족 공예뿐만 아니라 예술과 문화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서촌을 유지하는 것이 제 목표예요.


Q.
‘서촌 브랜드 위크’를 통해서 골목 사이의 작은 가게, 더 큰 의미의
로컬을 바라보고 계시는 것 같아요. 준범님에게 로컬은 어떤 의미인가요?

박준범 : 로컬은 작은 단위로 볼 수 있지만 서로 어우러지는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이곳은 남녀노소, 주거하는 사람, 상업을 하는 사람, 방문하는 사람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질 수 있는 곳이에요. 그런 동질감이 서촌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서촌은 단순히 살고 싶은 곳을 넘어서, 누군가에게 소개하고 싶은 곳, 자랑하고 싶은 곳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 안에서 사람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로컬의 가치가 아닐까요?

인터뷰 제작 | 로컬루트 @localroot.co
(글 : 박현아 / 사진 : 마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