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니 마음도 변했다
양인 님은 서촌에서 살며 “사람이 둥글어졌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게 받은 친절이 많아지면 자신도 그 마음을 닮아간다고 했다. 예민했던 반응들이 조금씩 느슨해지고, 좋은 걸 더 편하게 받아들이게 된 변화. 이호 님의 변화는 이웃과 관련되어 있었다. 오래 알던 얼굴들이 하나둘 이사를 가고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져 동네의 모습이 달라지면서 아쉬움이 생겼다. 그럼에도 그는 길을 잃은 외국인을 도와주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스스로도 놀랐다고 했다. “예전엔 그냥 지나갔을 텐데… 이제는 도와야 할 것 같더라고요.” 시간은 두 사람의 마음을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바꿔놓았다.
두 사람의 바람은 단순했다. 소규모 찻집들이 오래 남아 있었으면 좋겠고, 월세가 너무 가파르지 않았으면 좋겠고, 실제로 사는 사람들이 계속 머물 수 있는 동네였으면 한다는 마음. 에어비앤비가 늘어나는 대신 주민이 줄어드는 현실도 자연스럽게 걱정이 되었다. “가능하면 아이가 클 때까지는 여기서 살고 싶어요.” 두 사람이 이 동네에 오래 머물고 싶은 이유는 특별함 때문이 아니라, 이미 오래 이곳에 스며 있는 자신의 삶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