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마무리하며 그녀는 서촌을 한 단어로 표현하기 어렵다며 잠시 고민했다. 빠르게 변해가는 동네의 속도는 때로는 따라가기 버거웠지만, 그럼에도 서촌을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든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청춘을 보냈고, 아이를 키웠고, 삶의 기쁨과 상처를 함께 겪어온 곳이었기 때문이다. 이웃들이 북적이던 골목과 사라진 계곡의 흔적, 지금은 바뀌었지만 한때 분명 존재했던 장면들이 그녀의 삶을 단단하게 만들어준 시간이었다. 그래서 결국 그녀에게 서촌은 ‘기억’이었다.
지나간 순간이 아니라 살아낸 시간이 겹겹이 쌓여 남아 있는 집.
그리고 그 기억들은 앞으로도 조용히, 꾸준히 그녀의 삶을 따라 이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