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chon Brand Week - Brand Interview


사물에서 시작된 삶,
삶으로 이어지는 집


라마홈 | 이하나 대표님

라마홈은 처음부터 화려한 브랜드가 아니었다.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사물, 오래 사용할수록 깊어지는 질감, 그리고 시간이 스며든 옷. 그런 ‘생활의 물건’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2019년, 리투아니아 린넨으로 만든 옷과 생활용품으로 문을 연 작은 숍은 어느새 서촌의 다정한 생활편집샵이 되었고, 시간이 흐르며 옷 브랜드 ‘NANCY+ASTERIA’와 가방 브랜드 ‘스튜디오 WOM(더블유오엠)’까지 품게 되었다. 하나 대표는 말한다. “저는 그냥 사람들의 일상에 오래 남아주는 사물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렇게 라마홈은 사물에서 시작해, 다시 사람에게 돌아오는 순환으로 완성되는 브랜드가 되었다.

서로 다른 결이 모여 하나가 되기까지

라마홈은 린넨 숍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옷, 가방, 생활용품까지 자연스럽게 확장된 라이프 편집샵이다. 옷은 ‘NANCY+ASTERIA’, 가방은 ‘스튜디오 WOM’, 그리고 린넨 생활용품은 라마홈 자체 제작으로 이어진다. 브랜드가 여러 개이지만, 그 중심에는 하나의 질문이 있다. “이 물건은 오래 사용할 수 있을까?” 그녀는 사물을 들일 때마다 ‘큰돈을 벌기 위한 제품’이 아니라 ‘정말 필요한 물건’을 먼저 생각한다. 그래서 라마홈의 물건들은 느리고, 손이 많이 가고, 작업자의 마음이 결마다 스며 있다. 그 무게를 이해하고 지지해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라마홈은 지금의 결을 유지하고 있다.


삶이 일상이 되는 동네

서촌은 그녀에게 단순한 작업 공간이 아니었다. 20대부터 마음이 힘들 때마다 자연스레 발걸음이 향했던 동네가 서촌이었다. 광화문을 거쳐 골목을 걸을 때마다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았고, 삶이 회복되는 감각을 느꼈다. 그래서 어느 날 브랜드를 시작해야 할 때,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떠올린 곳이 서촌이었다. 지금은 출근도 서촌, 퇴근도 서촌, 마음의 안식도 서촌이다. 아이들도 이곳에서 학교를 다니고, 가족의 하루가 온전히 이곳에서 흘러간다. 그래서 그녀는 말한다. “라마홈의 모든 감각은 사실 서촌이라는 일상의 리듬에서 나와요.”


사물의 뒤에 있는 사람들을 떠올릴 때

하나 대표가 가장 자주 이야기하는 단어는 ‘사람’이다. 서촌의 가장 큰 발견 역시 사람이라고 말한다. 오래된 가게들, 단단한 생활을 이어온 이웃들, 그리고 이곳을 사랑해서 찾아오는 손님들. “왜 이 동네를 좋아할까”를 오래 생각해본 끝에 그녀는 결론을 내렸다. 이 동네에는 ‘좋아서 온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라마홈의 물건 역시 그런 사람들 덕분에 단단해졌다. 옷 한 벌을 만들 때마다 흔들리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조금 더 마진을 남기는 제품을 만들까?” 하는 유혹이 찾아올 때마다, 이웃들이 건넨 응원의 말들이 그녀를 다시 초심으로 돌려놓았다. 그래서 라마홈의 모든 제품은 ‘누군가 오래 사용해줄 것’이라는 믿음 아래에서만 만들어진다.


서촌과 함께 오래 머물기 위해

서촌이 점점 ‘핫한 동네’가 되어가며 대기업 매장과 관광 상권이 늘어나는 것을 보며 그녀는 한 가지 바람을 갖게 되었다. “이곳이 소비되는 공간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곳은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고, 아이들이 자라고, 오랜 가게들이 호흡을 이어가는 동네다. 서촌의 고유한 결이 유지되어야 라마홈 같은 브랜드도 오래 머물 수 있다. 그래서 브랜드 위크를 통해 바라는 점도 단순하다. 서촌을 사랑하는 마음이 브랜드를 통해 조금 더 자연스럽게 전해지는 것. 그리고 주민들이 “라마홈이 있어서 좋다”고 오래 말해줄 수 있는 가게로 남는 것.


서촌에서의 시간을 한 단어로 꼽아달라는 마지막 질문에, 그녀는 단숨에 대답했다. “사람이요.” 이곳을 좋아해서 오고, 이곳에서 살아가고, 이곳을 지켜주는 사람들. 오래 사용할수록 가치가 드러나는 린넨처럼, 오래 볼수록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들. 라마홈은 그 사람들 덕분에 여기 서 있고, 앞으로도 이 골목에서 천천히 자라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