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chon Brand Week - Brand Interview


흙으로 빚어 낸
서촌의 멋스러움


도예공방 도도 | 안소연 대표님

서촌의 오래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흙의 온도를 닮은 한 공간과 마주하게 된다. 시내 한복판이면서도 묘하게 조용하고 느린 이 동네에서, 도도 공방은 10년 동안 작은 형태로 하루를 빚어왔다. 차분한 색과 단정한 선, 그리고 흙이 식는 시간을 바라보는 마음. 이곳의 도자기는 서촌의 시간을 닮아 잔잔하고 오래 남는다.

고요한 동네와 공예의 호흡

작업실을 구하던 시절, 안소연 대표는 자연스럽게 다시 서촌을 떠올렸다. 예전부터 좋아하던 동네였지만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시내에 있지만 시내 같지 않고, 북촌과도 다른 자연스러움이 흐르는 곳. 만들어진 한옥이 아닌, 살아온 사람들이 쌓아온 생활의 흔적이 섞여 있는 풍경. 도예 작업의 온도와 잘 맞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시작된 공방은 어느새 10년을 넘어섰다.


차분해진 색, 낮아진 톤

서촌에 자리 잡은 뒤 그녀의 작업에는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과거에는 화려한 색을 과감히 사용했다면, 지금의 도도는 훨씬 차분하고 낮은 톤의 작업이 자연스레 늘어났다. 매일 공방을 오가며 바라보는 인왕산의 풍경, 오래된 골목의 빛, 한옥 지붕을 스치는 바람 같은 요소들이 서서히 작업의 결을 바꾼 것이다. 대표는 이를 ‘환경이 만든 변화’라고 표현한다. 억지로 바꾼 것이 아니라, 서촌이 조용히 마음에 스며들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작은 아름다움

도도의 시그니처 작품 중 하나는 다랑아리 형태에서 영감을 얻은 잔과 합이다. 장식적인 오브제였던 항아리의 이미지를 일상 용기로 다시 풀어내며, 안 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쓰임의 가치’를 담았다. 손에 닿는 질감, 작게 달라붙는 형태, 하나로 맞물렸다가 다시 나뉘는 구조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냥 예뻐서”가 아니라 “설명해보면 더 좋아지는” 작품이라는 점이 도도의 정체성을 말해준다.


도자기를 가까이에서 경험하는 동네

10년 동안 자연스럽게 공방을 찾아오는 서촌 주민들이 많아졌다. 아이들과 함께 체험을 하러 오거나 취미로 물레를 배우러 오는 사람도 있고, 공예를 좋아하는 이웃들이 정기적으로 들르는 경우도 많다. 다른 지역에서 작업실을 운영할 때보다 서촌 주민들은 도자기를 훨씬 친숙하게 받아들인다는 점도 흥미로운 발견이었다. 대표는 이를 “생활과 공예의 간격이 좁은 동네”라고 말한다. 공방과 서촌의 관계가 오랜 시간 서서히 쌓이며 만들어진 풍경이다.


만들어보고, 써보고, 오래 두는 경험

도도에서 손님들이 꼭 경험하길 바라는 건 ‘도자기 한 점을 사는 일’이 아니다. 직접 흙을 만져보고, 형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지켜보고, 완성된 작품을 가져가며 일상 속에서 오래 사용하는 경험. 대표는 그 과정을 통해 “도예가 삶 안에서 얼마나 자연스럽게 스며드는지 느끼면 좋겠다”고 말한다. 서촌에서 만난 공방이 단순한 체험 공간이 아니라, 작은 일상적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11년 동안 이 동네에서 보낸 시간 끝에서 안소연 대표가 떠올린 서촌의 발견은 ‘멋스러움’이었다. 만들어진 멋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남아 있는 멋, 일부러 꾸미지 않아도 드러나는 멋, 흙과 골목과 시간이 만든 멋. 전통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 속에서 여전히 살아 있는 조용한 아름다움. 그녀가 서촌에서 느낀 가장 큰 감정이자, 도예공방 도도가 서촌에서 계속 작업을 이어가고 싶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