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도시 속에서 발견한 느린 마을의 리듬
서울에서의 첫인상은 빠름, 소음, 쉼 없는 움직임이었다. 그런 가운데 종로와 서촌은 유독 다른 결을 가졌다. 시간의 속도가 다르고, 골목의 공기가 다르고, 익명의 도시에서 느끼기 어려운 ‘마을의 결’이 선명하게 살아 있었다. 그래서 여러 동네를 시장 조사하며 돌아다녔음에도, 마음속에 계속 남았던 곳은 항상 서촌이었다. 특히 필운대로 1길은 관광객이 많지만 동시에 중·고등학생, 대학생, 교사, 주민들이 뒤섞여 있는 특별한 골목이었다. 지나치게 상업적이지도, 지나치게 조용하지도 않은 결. 사막의 고요함과 오아시스의 생동을 모두 담고 있는 듯한 그 분위기가 사라브의 철학과 자연스럽게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