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chon Brand Week - Brand Interview


천천히 건강을 건네는
시간의 서재


건강책방 일일호일 | 김민정, 유혜미 책방지기

한옥 문을 지나 작은 마당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속도’다. 너무 빠르지도, 지나치게 느리지도 않은, 서촌 특유의 고요한 박자. 건강책방 일일호일은 바로 그 속도 안에서 태어났다. 누군가가 잃어버린 뒤에야 떠올리는 건강을, 잊지 않는 하루로 회복해주고 싶다는 마음. 매일매일 좋은 날, 매일매일 건강한 날이라는 의미처럼, 이곳은 책 한 권과 차 한 잔이 일상에 작은 온기를 더해주는 공간이다. 그리고 이 시간이 가능해지는 이유는 서촌이었다. 동네가 품은 정서, 계절이 드나드는 마당, 한옥이 주는 느린 떨림. 그 위에서 일일호일은 서촌의 건강한 리듬을 하루하루 정성스럽게 기록해왔다.

시작의 마음, 건강을 잃기 전에 건네고 싶은 공간

일일호일이 문을 연 것은 2021년 1월, 모두가 쉽지 않았던 코로나 3단계의 겨울이었다. 건강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잃고 난 뒤에야 돌아보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두 책방지기는 ‘일상에서 건강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일일호일이라는 이름 역시 “매일 좋은 날, 매일 건강한 날”을 뜻했는데, 그 철학은 당연하게도 ‘일상’에 닿아 있어야 했다. 책이 사람에게 건네는 온기, 사색의 시간, 정서적 쉼. 그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장소를 찾다가 결국 서촌에 머물게 되었다. 종로와의 접근성, 시대의 속도와 조금 비껴 있는 동네의 리듬, 그리고 일상과 건강을 연결하기에 적절한 골목의 결. 모든 것이 브랜드의 시작점과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서촌에서 발견한 작은 건강의 장면들

일일호일에게 서촌은 ‘사소한 발견’이 매일 쌓이는 동네였다. 문을 연 첫해, 퇴근길에 서둘러 뛰어 들어오던 주민들이 “이런 시기에 문 열어줘서 고맙다”며 책 한 권을 사가던 모습, 음료를 테이크아웃하며 “이 공간 오래 갔으면 좋겠다”고 응원하던 마음. 작은 한옥 안에 놓인 감나무와 배롱나무는 계절마다 모습을 달리하며 손님들의 시간을 채워주었고, 마당에서 올려다보는 하늘은 자연스레 마음을 느슨하게 풀어주었다. 누군가는 점심시간에 단 한 시간을 온전히 자신에게 쓰기 위해 찾아왔고, 누군가는 잠깐의 쉼을 위해 몸을 기대듯 들어왔다. 그 작은 쉼이 반복되는 동안, 이 공간은 서촌의 온도와 속도를 고스란히 품은 ‘동네의 건강한 풍경’이 되어갔다.


이어짐, 관계가 건강을 만든다는 믿음

일일호일을 오래 지켜본 손님들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었다. 매주 들러 책을 읽고 가는 사람들, 툇마루에서 차 한 잔을 두고 마음을 쉬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이 공간의 이야기를 자신의 책에 담아준 작가 심은경님까지. 시간을 함께 쌓은 사람들이 곧 일일호일의 동력이 되었다. 한옥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들 대부분이 특별히 다정했고, 책방지기에게 건네는 짧은 인사 한마디도 따뜻했다. 이 ‘다정함의 결’이 서촌이라는 동네의 특징임을 두 사람은 분명하게 느끼고 있었고, 그래서 더 성실하게 하루를 책임지고 싶어졌다. 건강은 결국 사람과 사람의 연결에서 비롯된다는 믿음처럼, 일일호일은 이 동네의 속도와 마음을 따라 조용한 관계의 서재로 자리 잡았다.


서촌과 함께 자라는 방식에 대하여

브랜드가 건강을 이야기하듯, 서촌 역시 오래도록 건강한 동네로 남아주기를 바랐다. 개발이 멈춰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서촌이 지닌 고유한 결—걸음의 속도, 작은 가게들 사이의 호흡, 골목에서 느껴지는 온도. 이것들이 유지되는 한 일일호일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올해 서촌 브랜드위크에서 일일호일이 준비한 비건 브런치 북토크, 전통시장 재료로 만드는 건강한 음식 이야기, 서촌의 공간을 새로 발견하게 하는 북토크 프로그램 모두 같은 맥락에서 나온 시도다. 건강한 동네에서 건강한 대화를 나누고, 동네의 시간에 맞춰 천천히 확장하는 방식. 그것이 일일호일이 서촌에서 바라는 지속 가능성이었다.


유혜미 책방지기는 “서촌은 속도”라고 말했다. 도시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느린 시간들, 그리고 그 속도가 주는 충만함. 김민정 책방지기는 “온도”라고 답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며 만들어내는 따뜻한 체온, 그리고 서촌의 계절이 주는 생생한 온기. 두 단어가 겹쳐져 하나의 문장이 된다.


서촌은 ‘속도와 온도의 건강함’이 머무는 동네, 그리고 그 마음을 가장 정직하게 담아내고 싶은 곳, 그곳이 일일호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