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chon Brand Week - Exhibition Interview


건강한 삶을 위한 새로운 대화의 장


일일호일

책방 소개
거대한 담론이나 전문적인 의학 정보가 아닌, 평범한 일상 속에서 건강의 다양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꿈꾸며, ‘매일매일 건강한 하루’라는 뜻을 가진 서점 일일호일(日日好日)을 소개합니다. 일일호일은 건강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100권의 건강 관련 도서를 기반으로 한 큐레이션 서점입니다. 시나 소설, 사회과학서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신체, 정신, 환경 등 폭넓은 주제에서 건강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전하고 있습니다.

추천 책 소개
직장인의 한달 휴가 (조민희) 월급걱정, 출근부담, 업무생각 없이 지구 곳곳으로 떠난 직장인 10명의 자유분방한 한 달 여행기입니다. 남미 코스타리카에서 북유럽까지 스페인어, 윈드서핑 배우기, 영화 명소, 디자인, 예술 여행 등 여행지도 여행목적도 다양합니다. 이 책의 한 달간의 여행의 기록 속에는 일상에 지치고 힘든 직장인들의 애환과 공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전쟁처럼 살아가는 평범한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안식 여행에서 느끼는 감상과 깨달음의 이야기를 통해 삶을 환기하고 되돌아보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 위 콘텐츠는 서촌 브랜드 위크 기간 중 오프라인 전시로 소개되었습니다

자하문로 52

Q.
독립서점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리며, 서점의 이름을 어떻게 짓게 되셨는지도 함께 소개해 주세요.

일일호일은 건강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100권의 건강 관련 도서를 기반으로 한 큐레이션 서점이에요. 시, 소설, 만화, 에세이, 동화, 사회과학서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신체, 정신, 사회, 동물, 환경 등 폭넓은 주제에서 건강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전하고 있어요. 거대한 담론이나 전문적인 의학 정보가 아닌, 평범한 일상 속에서 건강의 다양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꿈꾸며, 서점 이름을 ‘매일매일 건강한 하루’라는 뜻의 일일호일(日日好日)로 지었어요.


Q.
독립서점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독립서점 공간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일일호일을 운영하는 국내 최대 헬스 커뮤니케이션 회사인 엔자임헬스는, 전문적인 건강 정보나 제품을 대중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대중들이 ‘건강’을 너무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낀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래서 전문적인 의학 정보가 아닌, 일상 속에서 건강의 다양한 가치를 발견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책에 담긴 가치를 전달하는 '책방'을 기획하게 되었어요.


Q.
서점을 오픈하면서 가장 먼저 입고하고 싶었던 책과 입고한 책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좋은 책이 많지만, 제가 가장 입고하고 싶었던 책은 『새벽 세시의 몸들에게』입니다. '아픈 몸, 돌봄, 나이 듦'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겪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던 것 같아요. 어쩌면 타자화되었던 것이죠. 마치 나무와 나무가 서로 기대어 숲을 이루듯 우리는 서로 의지하는 건강한 연대를 이룰 수 있다는 점이 특히 감동적이에요. 저도 책방 일을 하며 지칠 때마다 이 책을 펼쳐보곤 해요.


Q.
서점에서 판매하는 책들은 어떤 기준으로 큐레이션 되었는지와 서점을 운영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뻔한 책이 있나요?

일일호일은 100권의 건강책, 건강백서를 통해 건강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제시하는 특별한 책방이에요. 흔히 건강책이라 하면 건강 정보서를 떠올리기 쉽지만, 일일호일의 서가는 소설, 시, 만화는 물론 동물, 환경, 사회적 건강까지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고 있어요. 이로 인해 이곳의 책들은 이색적으로 느껴질 수 있어요.일일호일의 건강백서 큐레이션은 '건강책'에 대한 편견에서 출발했어요. "소설 속 아름다운 죽음, 웃프지만 진정성 있는 질병 경험을 담은 만화, 나이 들며 변하는 몸을 기록한 일기를 통해 생로병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건강의 의미를 확장하고자 했어요. '신체'라는 좁은 영역을 넘어, 몸과 마음, 사회적 건강, 더 나아가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동물과 식물, 환경까지 다루는 다양한 책들이 있어요. 이러한 취지에 공감하는 이들이 자연스레 모여들었죠. 게다가 <방귀학개론>, <똥의 인문학> 같은 독특한 책들도 있어, 일반 서점에서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재미있는 책들을 만날 수 있어요.


Q.
서점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독자 혹은 고객과의 에피소드는 무엇이 있었나요?

일일호일이 건강책방이다 보니, 많은 분들이 본인이 읽을 건강책을 찾기도 하지만, 선물할 책을 찾으러 오시는 분들도 많아요. 어느 날 한 중년 여성분이 오셔서 친구가 유방암 치료를 받고 있다며, 병문안 선물로 줄 책과 본인이 읽을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셨어요. 친구에게 줄 책은 이해가 갔지만, 병문안에 가시면서 왜 본인도 책을 읽으시려 하냐고 여쭤봤더니, 그분은 이렇게 답하셨어요. "저도 친구처럼 이 상황이 막막해요. 친구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위로가 되는 말을 건넬 수 있다면 좋겠어요." 그 순간 깨달았어요. 바로 이런 마음들이야말로 일일호일이 전하고 싶은, 건강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교류의 본질이 아닐까 하고요.


Q.
서점에서 열었던 다양한 이벤트나 모임 중 가장 애정이 갔던 이벤트는 무엇이었나요?

평소 일일호일은 책, 사람, 은은한 커피 향이 어우러지는 동네 책방이지만, 가끔은 전혀 새로운 공간으로 변해요.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는 폼페병 환우 조수빈 양의 북토크였어요. 『나답게,여전히-안녕 폼페야!』 는 수빈 양이 폼페병과 함께한 18년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이날 많은 분들이 함께 준비하며 수빈 양에게 응원의 꽃다발을 전했고, 모두에게 잊지 못할 특별한 날이 되었어요.


Q.
독립서점을 운영하면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혹은 독립서점 운영 외에 개인적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일이 있나요?

일일호일은 책을 매개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건강에 대해 이야기하고, 배우고, 나누는 공간이에요. 앞으로는 건강한 사람, 환자, 의사, 내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더 많은 이들이 모여드는 활기찬 건강 서점이 되길 바라요. 또한, 일일호일의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제품들을 소개하고 교류를 확장할 예정이에요. 무엇보다 오래도록 기억되는 브랜드로 남는 것이 목표입니다. 독립서점 운영 외에도, 일일호일은 자체적으로 건강책을 출간할 계획이에요. 어린이 건강습관, 청소년 정신건강, 생활질환, 나이듦과 노년의 건강한 삶 등 우리 사회의 주요한 건강 주제를 다루는 콘텐츠를 개발하려고 해요.


Q.
서촌은 서점지기님과 독립서점에 어떠한 영감을 주고 있나요?

많은 분들이 왜 서촌에 건강책방을 열었는지 묻곤 하시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마을’과 ‘사람’ 때문이에요. 서촌은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 있으면서도 여전히 마을의 기능이 살아있는 독특한 곳이에요. 어린아이부터 노인, 오랜 원주민과 외국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있어요. 재래시장의 투박함과 갤러리의 세련됨이 공존하는 서촌의 매력이, 전 세대와 다양한 문화를 아우르는 건강책방을 열기에 적합하다고 생각 했어요.


Q.
독립서점 운영을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장르의 책이 있나요? 그중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일일호일은 ‘건강’을 주제로 한 책방이다 보니, 질병을 가진 환자들의 이야기에 더욱 주목하게 돼요. 아픈 몸에 대한 자기 고백이 늘어나며, 질병 서사가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죠. 이 책들을 통해 '질병'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도 변화하고 있음을 느껴요. 과거에는 질병의 극복이 주요 서사였다면, 이제는 아픈 몸과 함께 살아가는 일상, 질병을 통해 얻은 깨달음과 변화된 삶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어요. 그중 제가 가장 추천하고 싶은 책은 고 윤지회 작가님의 <사기병>입니다. 4기 암 환자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린 투병기로, 암이라는 질환이 주는 무게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도 평범한 일상과 소소한 행복이 존재함을 알려주거든요. 암 환자를 이해하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는 책이에요. 만화라는 장르적 특징과 서사적으로도 투병기에 대한 편견을 깨는 책이라 생각해요.


Q.
독립서점을 운영하면서 이어진 인연이 있나요? 그 인연이 있는 사람에게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 있다면 어떤 책인가요?

‘우리두리구슬하나’는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이 모여 활동하는 환우단체로, 건강책방 일일호일은 이 단체와 함께 책모임을 운영하고 있어요. 2023년 5월 처음 시작한 이 모임이 벌써 1년을 넘겼어요. 책의 인기가 시들한 요즘, 특히 암 환우분들과의 책모임이 지속될지 염려도 있었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꾸준히 모임이 이어졌고, 오히려 참여 인원도 늘어났어요. "저에게 이 독서모임은 부작용 없는 항암제예요."라는 회원분들의 말 덕분에 모임은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어요. 그동안 많은 책을 함께 읽었는데, 그중 [약해지지마]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99세 작가가 전하는 따뜻한 사랑과 지혜, 진심 어린 충고와 위로가 담긴 책이에요.


Q.
책과 함께하는 나만의 산책코스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독서 모임에서 자주 걷는 코스가 있어요. 일명 '서촌 문학의 길'인데요, 건강책방 일일호일에서 출발해 이상의 집, 윤동주 하숙터, 청운문학도서관, 윤동주 문학관까지 이어져요.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코스로, 문학적 의미와 자연 속에서 느끼는 건강함 덕분에 모두가 좋아하는 길이에요.